필름 사진작가 보름달리즘과 함께 알아보는 다중노출의 예측할 수 없는 매력

한국의 예술 대학교 학생이자 필름 사진작가인 보름달리즘은 다중 노출의 마스터입니다. 그는 간단하면서도 변덕스러운 기술을 사용하여, 본인의 말로 "인체를 해체"하면서 새로운 해석을 가져와 나무, 산호나 사슴 뿔과 비슷한 환상적인 초상을 만들어냅니다. 이 인터뷰에서 보름달리즘은 형태를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과정에 대한 그의 애정과 작품에 미치는 음악의 영향, 그리고 다중 노출 사진의 예측 불가능한 즐거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사진 출처 Borumdalism

안녕하세요! 로모그래피 매거진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간단한 자기소개와 필름 사진을 찍게된 계기가 있다면 저희에게 들려주세요.

안녕하세요, 보름달리즘입니다. 저는 대학생이자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아마추어 사진작가입니다. 주로 사진을 통해 여러 이미지를 겹쳐서 인체의 형태를 합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필름과 필름만이 낼 수 있는 특유의 테크닉을 연구합니다.

제가 처음으로 필름을 접하게 된 계기는 많은 필름 애호가들이 그랫듯이, 옷장 속 숨어있던 부모님의 오래된 카메라를 발견했을 때 입니다. 그 카메라 속엔 다섯살 무렵 저와 제 남동생의 모습이 찍혀있던 옛 필름이 있었습니다. 잊었던 기억을 되찾은 느낌이었다고 해야할까요? 그 이후로 저는 필름에 반해버리게 된 것 같습니다. 대학교 1학년 때 사진 수업을 들게 된 그때부터 진지하게 작품을 시작하게 됐고, 그 이후로는 기술과 표현을 공부하며 몸의 여과 이미지를 겹쳐 넣어 덩어리처럼 보이는 지금의 제 스타일을 갖게 되었어요.

사진 출처 Borumdalism

당신의 사진 스타일을 설명해줄 수 있을까요?

제 작품은 이미지의 해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특히 인체의 해체를 다룹니다. 다중 노출 또는 장노출을 통해 명확한 인체 이미지를 흐릿하게 만듭니다. 이런 방식으로 추상적인 이미지를 촬영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제 작품의 특징은 대부분 음악에서 영감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음악을 들으면서 머리를 흔들 때 (주로 록과 사이키델릭 음악을 듣는 경우가 많습니다) 머릿속에 번쩍 떠오르는 이미지를 가지고 그림을 그립니다. 그러면서 한 가지 주제가 결정되면 다른 영감이 떠오르기도 하고, 저에게 영감을 주는 음악을 들으며 사진도 찍습니다. 그래서 간혹 밴드 앨범의 제목을 제 작품에 오마주하기도 하고 때로는 앨범 속 노래 제목을 사진 제목으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제 작업은 음악과 깊은 관련이 있어서 제 작품을 음악적인 사진이라고 표현합니다.

사진 출처Borumdalism

다중노출이 좋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일단 인간의 신체 부위가 다중노출을 통해 다르게 반영되는 것이 흥미롭다고 생각합니다. 제 작품에서는 모델의 얼굴, 손, 그리고 몸이 서로 겹치고 어우러져 마치 고기덩어리처럼 혼합됩니다. 이러한 덩어리들은 보는 이에게 새로운 이미지를 떠오르게 해줍니다. 예를 들자면 때로는 나무 같고, 때로는 산호초 같으며, 때로는 사슴 같은 이미지를요. 사진을 찍을때, 제 작품을 보는 사람들이 다른 이미지를 느끼고 경험하길 바라는 마음가짐으로 작업합니다.

또 다른 이유는 아날로그 카메라로 다중 노출 사진을 찍을 때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는 부분입니다. 사진의 구도를 계획하더라도, 포즈가 조금이라도 변경되면 계획한 이미지와 다른 결과가 나옵니다. 이는 한 종류의 도박이자 큰 즐거움입니다. 사진이 어떻게 나왔을지 기대감을 가지고 현상소를 찾아가는 것은 매번 크리스마스 선물을 열 때처럼 느껴집니다.

요즘에는 어떤 작업을 하고 계신가요?

최근에 저는 다중 노출 작업에서 멀어져 사진 위에 겹쳐 그리는 작업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이미지가 주도하는 세상에서 사진의 '독창성'은 오랫동안 사라져버렸습니다. 사진의 '독창성'을 회복하기 위해, 제 작품은 원본 이미지의 물성을 훼손하며 사진의 객관성을 흔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그림의 미학을 결합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 Borumdalism and NEON

이를 위해 제가 NEON 이라는 친구이자 화가와 협업하고 있습니다. 작업 방식을 설명하자면 함께 주제를 논의한다음, 저는 그 주제를 기반으로 사진을 찍고 친구 NEON은 훼손된 필름에 그림을 그립니다. 이때 사용되는 필름은 네거티브 필름이여서 NEON은 정확히 무엇을 찍었는지 알 수 없습니다. 필름 위에 NEON은 떠오르는 주제에 따라 자유롭게 그림을 그립니다. 결과물이 인화되면 두 사람의 서로 다른 생각과 스타일이 같은 주제에 담긴 사진이 나옵니다. 이를 통해 다시 논의하고 다음 주제를 결정합니다. 이 작업은 계속되고 미래에 주요 작업이 될 만큼 흥미로운 작업인것 같습니다.

사진 출처 Borumdalism

작품에 적합한 모델은 어떻게 섭외하시나요?

사진에 나오는 모든 모델들은 다 제 친구들입니다. 친구들이랑 같이 시간을 보내다가 작품에 잘 어울릴거같은 생각이 들면 먼저 같이 작업해보자고 제안을 하곤 합니다. 보통 흔쾌히 수락하는 경우가 많기도 하고 친구들이라 포즈 요청 같은 것도 더 편하게 할 수 있다보니 결과물이 잘 나오는것 같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아날로그 기어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전 주로 니콘 카메라를 사용합니다. 다중노출 설정이 사용하기 편리하기도 하고 라이트미터가 직관적이라 섬세한 노출 설정이 필요한 다중노출 사진을 촬영할땐 매뉴얼인 Nikon FM을 애용합니다. 중형필름인 경우엔 Hasselblad 503CX를 사용합니다.

컬러필름은 코닥 골드를 가장 좋아해요. 골드만의 특유의 따듯하고 쨍한 색감과 착한 가격이 다중노출 처럼 반복적이고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작업을 할때 빛을 발하는거 같아요. 중형포맷은 로모 제품을 여러번 사용해봤었는데,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자주는 어렵겠지만 계속 사용하고 싶습니다.

흑백필름은 높은 대비감과 아름다운 텍스쳐 때문에 T-max 시리즈를 좋아하는 편이지만 다른 브랜드 제품들도 많이 사용합니다.

사진 출처 Borumdalism

현재 진행 중인 재밌는 작업이나 아이디어, 혹은 촬영이 있다면 저희와 공유해주세요.

실은 요즘은 영화 촬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대본을 쓰고 촬영 준비를 하고 있는데, 재미있는 점은 이 영화가 슈퍼 8 필름으로 촬영되는 영화라는 것입니다. 슈퍼 8 촬영은 디지털 캠코더보다 훨씬 불안정하고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많은 연구와 세부 계획을 준비해야 하지만, 슈퍼 8 필름 특유의 아름다운 색상과 그레인 때문에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슈퍼 8 캠코더를 여러개 구입하여 테스트하고 색상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무모한 도전이지만 디지털 시대에도 아날로그 필름에 집착하는 사랑을 계속하고 있다는 생각에 너무 행복합니다. 이번 촬영은 사랑에 관한 30분 분량의 영화로, 몽골에서 진행할 예정입니다. 제 목표는 내년까지 학생 영화제와 독립 영화제에 이 영화를 출품하는 것입니다. 제 영화가 잘 마무리되어 모두에게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사진 출처Borumdalism


멋진 사진을 공유해준 Borumdalism 께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그의 작품이 궁금하다면 그의 인스타그램 을 팔로우 하세요.

작성자 alexgray 작성일 2023-08-23 카테고리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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