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걷다 4 : 네번째, 운현궁

종로구 운니동에 위치한 운현궁은, 그 집의 주인 흥선대원군덕에 조선시대 말 역사의 주무대가 되었던 곳입니다. 왕조차도 출입이 어려웠고 낮보다는 밤에 조심스러운 발소리와 속닥거림으로 시끄러웠을 것 같은 그 곳이, 이제는 대문을 활짝 열어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스피너360이 담아준 운현궁 노락당.

고종과 명성후 가례 행사가 끝나고 쉬 발걸음을 돌리지 못하고 돌아본 운현궁은, 고종의 잠저이자 그의 아버지 흥선대원군의 사저로 대원군의 섭정으로 격변의 소용돌이 그 중심에 있었던 곳입니다.

운현궁 현판.

운현궁은 휴무일인 매주 월요일은 제외하고는 주말, 공휴일까지도 700원의 입장료로 관람이 가능하지만, 고종과 명성후 가례처럼 행사가 진행될 때에는 무료로 입장할 수 있습니다.

체험행사로 준비되어있는 전통의상들.

입장시 3,300원의 체험행사요금을 더 내면 조선시대의 의상을 입어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곳을 입고 운현궁 이곳저곳을 걸어다니며 사진을 찍을 수 있어서 전통의상을 입은 외국인관광객들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한복을 입고 운현궁 노락당에 앉아 포즈를 취하고 있는 관광객.

지금 일반인들에게 공개된 곳은 운현궁의 일부로 흥선대원군의 창덕궁 출입을 쉽게 하기 위해 세웠던, 지금은 일본문화원 자리에 터만 남아있는, 문과 덕성여대 평생교육원으로 사용되고 있는 ‘운현궁 양관’, 그리고 개인에게 팔린 일부까지 합하면 실제 규모는 엄청납니다.

운현궁규모와 건물구조. (출처 네이버지도)

현재 우리가 운현궁이라고 부르고 있는 곳은 수직사, 노안당, 노락당, 그리고 이로당, 이렇게 네개의 큰 건물로 이루어져 있고요. 자, 그럼 이제부터 한곳한곳 둘러볼까요~?

경복궁 자경전의 꽃담장 못지 않게 아름다운 운현궁 내부 담장.

수직사
운현궁에 들어서면 바로 오른편에 자리잡고 있는 건물로, 운현궁을 지키던 이들이 기거하던 숙소였는데요,

수직사 내부.

바깥에서 보기에는 세칸으로 이루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안을 들여다보니 문과 문으로 모든 칸이 통하는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운현궁내부로 연결되는 문.

수직사를 지나 문하나를 통과하면 보이는 다음 건물은 무엇일까요~?

노안당
네, 운현궁의 사랑채로 대원군이 머물고 또 생을 마감했던 장소인 노안당입니다.

피쉬아이2로 담은 노안당과 그 주변.
오후햇살 속의 노안당 풍경.

특히, 노안당 현판의 글자들은 추사 김정희선생의 글자를 모아 만들어졌다고 하니, 운현궁의 그 어느 장소보다 역사적인 의미가 크게 다가오는 공간입니다. 일반적인 한옥이라기보다는 방이 있는 정자를 연상케하는 마루로 둘러쌓인 구조가 눈에 띄는군요.

노락당
노안당 후원을 지나면 운현궁에서 가장 넓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노락당이 나오는데요,

넓은 노락당을 한눈에 담아준 피쉬아이2.

흥선대원군의 가족들의 행사를 위한 공간으로 실제로 고종과 명성후 가례도 이곳, 노락당에서 모두 준비되고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노락당 정면과 현판.
운현궁 양관.

노락당 지붕 너머로 살짝 보이는 서양식 건물은 ‘운현궁 양관’이라는 건물로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현재는 덕성여대 평생교육원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일제강점기때 유럽에서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흥선대원군의 손자를 위해 회유의 목적으로 사당을 헐고 지은 건물입니다. (조만간 카메라들고 가야겠어요!)

노락당 내부와 지붕의 모습.

다시 노락당으로 눈을 돌려 내부를 좀더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 옛날 운현궁사람들이 수없이 넘나들었을 반질반질한 문턱과 직접 사용했다고 믿고싶어지는 소품들이 지금도 사람의 흔적을 고스란히 전해주고 있습니다.

노락당 북행각에서.

이로당
노락당으로 나와 북행각이라는 작은 공간을 지나면 이로당이 나오는데요, 노안당이 흥선대원군의 공간이었다면, 이로당은 대원군의 아내, 여흥부대부인 민씨의 활동공간으로,

이로당의 모습.

지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정확한 ’ㅁ’자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위치로 운현궁의 가장 안쪽으로, 안여자들의 공간답게 극히 폐쇄적이지만, 다른 건물에서는 볼 수 없는 화재를 대비해 돌로 만든 ’수조’가 이로당 왼편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로당 뒤편과 지붕처마의 모습.

’수조’를 지나 이로당 뒤편으로 가면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굴뚝, 우물, 그리고 돌절구통이 그자리를 지키고 있고요.

포토포인트.

이로당을 나서다가 ‘사진찍기 좋은 곳’이라는 안내판을 발견했는데요, 화살표가 가리키는 곳보다는

포토포인트에서 찍은 노락당 북행각과 문.

이렇게 문을 통해 들여다보이는 북행각의 모습이 개인적으로 더 마음에 들더라고요:)

사진으로는 담지 못했지만, 운현궁내에는 유물전시관이 마련되어있어서 흥선대원군의 쇄국정책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척화비’를 비롯하여 운현궁 사람들의 이야기를 관람할 수 있으니, 다가오는 주말 가을정취 가득 담고 있을 운현궁 으로 로모워크를 다녀오는건 어떨까요~?

노락당 북행각에서 돌린 스피너샷!

예~!!

서울을 걷다 시리즈 보기

운현궁과 고종과 명성후 가례 행사 촬영을 위해서 감도 200의 페르츠 필름과 함께 로모그래피의 X-Pro 선셋스트립 100 슬라이드 필름을 사용하였는데요, 세월의 흐름을 담고 있는 한옥의 색을 더 멋지게 표현해주는 것 같아요! 갈색과 붉은 색을 더 없이 빈티지하게 담아주는 X-Pro 선셋스트립 100 슬라이드 필름으로 가을빛을 한가득 담아보세요!

작성자 mingkie 작성일 2012-10-24 카테고리 #장소 #seoul #location # #art-and-culture # #hanok # # #seoulbywalk # #unhyeongung # # #traditional-hous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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