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들에 스며든 여유와 설렘 :: 모델 김하랑의 로모크롬 퍼플과 컬러 ’92 Sun-kissed 필름 기록

요즘은 모든 것이 빠르게 흘러갑니다. 스마트폰으로 몇 초 만에 이미지를 만들고, AI가 즉석에서 새로운 장면을 만들어내는 시대이기도 합니다. 도시의 속도 역시 예외가 아니라서 하루를 보내고 나면 어떤 순간들은 기억조차 남기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오늘의 주인공 로모아미고 하랑은 그런 일상 속에서도 잠시 멈춰 작은 것들에 먼저 눈길이 갑니다. 누군가에게는 스쳐 지나갈 장면들이지만, 하랑 님에게는 한 번 더 바라보고 싶은 풍경이 되기도 합니다. 그녀는 이번 촬영에서 로모크롬 컬러 ’92와 로모크롬 퍼플 두 필름을 사용해 익숙한 공간에서 어떤 순간들을 만났는지 천천히 담아보았습니다.


©김하랑 | 2021 로모크롬 퍼플 Pétillant 35mm ISO 100–400

안녕하세요! 로모그래피 매거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 먼저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로모그래피에서 인사드리게 되어 영광입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김하랑이라고 합니다!

(TMI) 카피라이터로서, 과학 학원 선생님으로서, 스타일리스트로서도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

©김하랑 | 2021 로모크롬 퍼플 Pétillant 35mm ISO 100–400

처음 연락드렸을 때 '세상의 사소한 것들을 아름답게 보고 그런 요소들을 촬영에 활용한다' 고 말씀하셨던 게 인상 깊었어요. 이번 촬영에서도 그런 시각이 담겼을까요? 또 표현하고 싶었던 감정이나 메시지가 있었다면 들려주세요.

외국인이 한국의 벽돌집에서 감성을 느끼듯 저는 일상 속 아주 작은 것들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편이에요. 유일하게 위로 돋아난 가지 하나나 살짝 무게중심이 흔들리는 컵처럼 누군가에게는 스쳐 지나갈 장면들이 저에게는 오래 들여다보고 싶은 순간들이 되곤 합니다. 이번 촬영에서도 억지로 힘을 주기보다는 제가 바라보는 그런 사소한 순간들을 자연스럽게 나누고 싶었어요.

©김하랑 | 로모크롬 컬러 ’92 Sun-kissed 35 mm ISO 400 |2021 로모크롬 퍼플 Pétillant 35mm ISO 100–400
©김하랑 | 로모크롬 컬러 ’92 Sun-kissed 35 mm ISO 400

특히 이번에 제공해주신 필름의 과감한 톤이 우리의 일상을 새롭게 바라보게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해준 것 같습니다. 흔한 공간도 시간이 지나 다시 바라보면 색다른 느낌을 주듯, 제 사진을 보시는 분들도 익숙한 것들에 감정을 담아 천천히 감상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김하랑 | 2021 로모크롬 퍼플 Pétillant 35mm ISO 100–400

모델로서 카메라 앞에 서는 일과 사진 속 이야기를 함께 만드는 일이 많으실 텐데요. 촬영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촬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나만의 것’이라고 생각해요. 세상이 발전하면서 완전히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일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잖아요. 그렇기에 더 중요한 건 결국 각자가 가진 고유한 시각이라고 느낍니다. 광고 카피도 “맛있다”라고 말하는 것보다 “너와 7년 만에 만나는 날, 최고의 선택이었던 메뉴”라고 표현할 때 훨씬 더 힘이 생기듯, 용감하게 나만의 감정과 경험을 꺼내는 과정이 촬영에서도 가장 본질적인 단계라고 생각해요.

모델이라면 흔히 따라 하는 포즈가 아니라 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발견한 움직임을 포즈로 가져오는 것, 스타일리스트라면 유행을 그대로 옮기는 대신 내가 좋아하고 믿는 개성을 덧입히는 것처럼요. 결국 저는 제가 가진 ‘나만의 것’을 어떻게 이야기 속에 녹여낼지 늘 고민하며 촬영에 임하고 있습니다.

©김하랑 | 로모크롬 컬러 ’92 Sun-kissed 35 mm ISO 400

이번에 사용하신 필름은 어떤 느낌이었나요? 색감이나 질감 등 인상적으로 느껴진 부분이 있었는지도 궁금합니다.

제가 사용한 필름은 로모크롬 컬러 ’92 Sun-kissed 35 mm ISO 400과 2021 로모크롬 퍼플 Pétillant 35mm ISO 100–400, 이렇게 두 가지입니다.

촬영 당일 비가 내려서 걱정이 많았는데, 오히려 로모크롬 컬러 ’92 Sun-kissed 필름과 정말 잘 어울리는 날씨였던 것 같아요. 비가 오면 어쩔 수 없이 천천히 걷게 되는 순간들도 이 필름의 톤과 만나니까 마음에 여유가 스며드는 듯한 채도로 담기더라고요. 일상을 조금 더 부드럽게 바라보는 느낌을 주는, 그런 매력적인 필름이었어요.

©김하랑 | 로모크롬 컬러 ’92 Sun-kissed 35 mm ISO 400
©김하랑 | 로모크롬 컬러 ’92 Sun-kissed 35 mm ISO 400
©김하랑 | 로모크롬 컬러 ’92 Sun-kissed 35 mm ISO 400

반면에 로모크롬 퍼플 Pétillant은 색감이 워낙 과감해서 처음엔 또 다른 종류의 걱정이 있었어요. 저는 사람이 등장하는 촬영에 더 익숙한데, 사람을 보랏빛으로 찍으면 과연 어떤 느낌일까 고민이 되기도 했거든요. 그런데 꼭 한 번 찍어보세요. 익숙한 색감이 사라지니까 사람의 표정과 얼굴의 굴곡, 말하지 않는 감정들이 더 또렷하게 보이는 신기한 매력이 있어요. 플래시까지 더하면 훨씬 더 인상적인 결과가 나오니 꼭 사용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김하랑 | 2021 로모크롬 퍼플 Pétillant 35mm ISO 100–400
©김하랑 | 2021 로모크롬 퍼플 Pétillant 35mm ISO 100–400

필름 촬영을 해보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거나 뜻밖의 순간들이 있었다면 들려주세요.

필름 카메라는 경험치에 비례하는 도구같아요. 눈앞에서 바로 결과를 확인할 수 없고, 조작 하나하나가 경험에 따라 달라지다 보니 익숙해지는 데 조금 시간이 필요하더라고요. 처음에는 친한 작가님께 조언을 구했고, 카운팅이 확인되지 않을 때는 로모그래피 담당자분들께 도움을 받았고, 필름이 말려 들어갔을 때는 길거리 사진관 사장님들께서 손을 보태주셨어요.

돌이켜보면 이 순간들이 가장 즐겁고 흥미로웠던 이유는 그때마다 여러 분들의 따뜻한 친절을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에요. 덕분에 더 힘을 내서 촬영을 끝까지 마무리할 수 있었고,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김하랑 | 2021 로모크롬 퍼플 Pétillant 35mm ISO 100–400

이번 촬영 컷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과 그 이유를 알려주세요 :)

꼭 하나만 고르기 어렵네요!

©김하랑 | 로모크롬 컬러 ’92 Sun-kissed 35 mm ISO 400

정말 별거 아닌 장면이지만, 이 꼬깔을 열심히 모았을 손을 떠올리면 괜히 미소가 지어지고, 뒤집힌 채로 버티고 있는 모습도 어쩐지 귀엽지 않나요?:))

©김하랑 | 2021 로모크롬 퍼플 Pétillant 35mm ISO 100–400

이 사진은 정말 일상을 다르게 보게 해줘요. 자전거가 인도를 차지하고 있어서 순간 들었던 짜증 같은 감정은 사라지고, 마치 네 살 아이처럼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느낌이 있거든요. 가장 색의 변화가 크게 느껴졌던 컷이기도 해서 더 기억에 남아요.

마지막으로, 이번 협업을 함께한 소감이나 로모그래피 커뮤니티에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제가 좋아하는 말 중에 “그림을 안 그려본 사람은 없다. 우리는 모두 예술가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진도 마찬가지 인 것 같습니다. 누구나 언제든 폰을 들고 사진을 찍죠. 그런데 이렇게 쉬운 과정 속에서도 다시 사진을 들여다보는 시간은 정말 현저히 적어요. 저는 촬영 전문가는 아니다 보니 전문적인 이야기보다는, 저와 같은 일상을 살아가는 친구들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사진을 찍을 때의 걱정과 설렘을 꼭 한번 느껴보길. Ps. 필름카메라를 추천해!”

©김하랑 | 2021 로모크롬 퍼플 Pétillant 35mm ISO 100–400

로모아미고 하랑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필름 사진이 특별한 기술보다 익숙한 하루를 조금 다르게 바라보려는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걸 알게 됩니다. 셔터를 누르기 전의 작은 떨림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듯이요. 이번 인터뷰가 여러분이 평소 스쳐 지나던 장면을 한 번쯤 더 바라보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필름은 늘 그런 순간에서 가장 자연스럽게 힘을 발휘하니까요.

그녀의 활동과 사진을 더 보고 싶다면 인스타그램 을 방문해보세요!

작성자 luesilla 작성일 2025-11-21 #gear #문화 #사람 #lomochrome #lomochromepurple #sunkissed92 #mallang #kimharang

LomoChrome Color ’92 Sun-kissed 35 mm ISO 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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