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혁 작가와 함께한 LC-A 120:: 세 가지 필름으로 포착한 일상의 색과 순간

소설가이자 필름으로 일상을 기록하는 박민혁 작가가 LC-A 120과 세 가지 로모그래피 필름으로 포착한 일상의 풍경을 소개합니다. 따스한 햇살 아래 꿈꾸는 고양이의 모습, 어린 시절의 기억이 깃든 골목의 그림자, 그리고 높은 가을 하늘 아래 펼쳐진 순간들까지. 광각 렌즈를 통해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필름 위에 새겨진 그만의 시선을 만나보세요.


©박민혁 | 로모 LC-A 120 | 2021 로모크롬 메트로폴리스 120 ISO 100–400

로모그래피에 환영합니다! 독자들을 위해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소설 쓰고 사진 찍는 박민혁이라고 합니다. 일상의 순간들을 필름 위에 기록하고 있습니다.

©박민혁 | 로모 LC-A 120 | 2021 로모크롬 메트로폴리스 120 ISO 100–400

필름 사진의 어떤 매력에 빠지셨나요? 디지털 카메라로는 못 얻는 필름사진만의 특별한 것이 있다면요?

첫 카메라가 자동필름카메라였어요. 필름 하나 달랑 사서 찍었던 첫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며칠을 기다려 받아들었던 첫 결과물의 감동을 아직도 잊지 못해요. 특별할 것 없는 무채색의 일상이었는데, 필름에 담긴 일상은 따뜻한 색감으로 가득 차 있었거든요.

필름을 고르는 것부터 시작해서 사진을 찍고, 현상소에 필름을 맡기고 두근거리며 기다리다 결과물을 받아 확인하는 것까지. 순간순간 느낀 감정들, 기억과 인상이 사진 위에 한 꺼풀의 감성이 되어 덧대어지고 그래서 한 장 한 장이 더 애뜻하고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못 찍은 사진은 있어도 소중하지 않은 사진은 없다는 것, 그게 바로 필름의 특별함이 아닐까 생각해요.

©박민혁 | 로모 LC-A 120 | 2021 로모크롬 메트로폴리스 120 ISO 100–400

촬영 컨셉을 말씀해주셨어요: 퍼플 필름으로 '꿈꾸는 고양이', 메트로폴리스로 '어릴 적 추억의 동네', 컬러400으로 '성큼 찾아온 가을'... 각각의 촬영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나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으신가요?

각 필름의 개성에 맞춰 주제를 잡고 ‘하나의 필름, 하나의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볕이 좋았던 날, 고즈넉한 건물 아래 따뜻한 햇빛을 맞으며 편안하게 잠들어 있는 고양이의 앞에 조용히 서서 뷰파인더에 눈을 가져다 댔습니다. 몽환적 색감의 퍼플 필름 위에 꿈을 꾸는 고양이의 모습이 어떻게 담길지, 고양이가 꾸는 꿈의 모습도 그려낼 수 있을지 기대하며 셔터를 눌렀던 기억이 납니다. (열심히 촬영에 임해주신 모델님에게는 모델료로 츄르를 지급해드렸습니다)

©박민혁 | 로모 LC-A 120 | 2021 로모크롬 퍼플 Pétillant 120 ISO 100–400
©박민혁 | 로모 LC-A 120 | 2021 로모크롬 퍼플 Pétillant 120 ISO 100–400

차가운 듯 아련한 감정이 느껴지는 색감의 메트로폴리스에는 화려한 빌딩 아래 골목에 담긴 어린시절의 시선을 담아보았습니다. 지나온 시간만큼이나 변해 있는 골목골목을 걸으며 옛 기억을 쫓던 그때, 무심히 들어선 골목 위에서 훌쩍 커버린 그림자를 마주했어요. 카메라를 든 채로 한참을 골목에 머물렀던 기억이 나네요.

©박민혁 | 로모 LC-A 120 | 2021 로모크롬 메트로폴리스 120 ISO 100–400

가벼운 마음으로 임했던 컬러400 촬영. 평소에 좋아하는 출사지인 백범광장과 낙산공원을 올랐습니다. 여전한 더위에 목덜미를 타고 흐르는 땀을 닦고 고개를 들었을 때 마주한 가을의 모습들. 높은 하늘, 시원한 바람, 무성한 수크렁 사이 가을을 반기는 사람들의 모습들을 필름 위에 담으며 어느새 곁에 다가온 계절을 실감한 시간이었습니다.

©박민혁 | 로모 LC-A 120 | 로모크롬 컬러 '92 120 ISO 400

LC-A 120을 첫인상은 어떠셨나요? + 다중노출이나 장노출 같은 특별한 기능을 활용한 사진이 있다면 그때의 경험을 들려주세요!

다른 중형카메라들과 달리 가벼운 무게에 조작이 편리하고, 거기에 넓은 화각의 렌즈를 탑재하고 있어서 부담없이 들고 다니며 순간들을 기록하기에 최적의 카메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의도된 비네팅, 그리고 다중노출 기능까지 다양한 촬영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고요. 거의 찍어본 적 없는 다중노출도 용기내서 몇 장 찍어봤는데 그 결과물은… 더 정진해야 할 것 같습니다.

©박민혁 | 로모 LC-A 120 | 2021 로모크롬 메트로폴리스 120 ISO 100–400
©박민혁 | 로모 LC-A 120 | 2021 로모크롬 퍼플 Pétillant 120 ISO 100–400
©박민혁 | 로모 LC-A 120 | 2021 로모크롬 메트로폴리스 120 ISO 100–400

세 가지 로모그래피 필름(퍼플, 메트로폴리스, 컬러400)의 색감 차이를 직접 경험해보시니 어떠셨나요? 각 필름을 언제 사용하면 좋을지 추천해주실 수 있을까요?

일상을 꿈처럼 바꿔주는 퍼플. 차가운 듯 그러나 어딘가 아련한 향수가 담긴 도시의 색감을 느끼게 해 준 메트로폴리스. 햇볕 한 스푼 더 담아낸 것처럼 따뜻한 색감 가득하던 로모400까지. 뚜렷하고 매력적인 개성을 가진 필름들을 사용해볼 수 있어서 무척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사용 전에는 개성이 뚜렷한 필름들이라 특정한 주제와 컨셉에 맞춰서 찍어야 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직접 사용해보고 나니 세 필름 모두 활용도가 무궁무진한 필름이라고 느꼈어요. 어떤 모습이 담길 것인지 상상하며 뷰파인더를 바라보고 셔터를 누른다면, 언제 어디서든 무엇을 담아내든 충분히 만족스러운 사진을 얻을 수 있는 필름들이라고 생각해요.

©박민혁 | 로모 LC-A 120 | 2021 로모크롬 메트로폴리스 120 ISO 100–400

로모그래피 카메라와 필름으로 작업하시면서 필름 사진의 세계에 대해 새롭게 발견하신 점이 있으신가요?

로모그래피와 함께한 이번 작업은 제게 있어 ‘도전’이었던 것 같아요. 광각, 목측식, 개성 넘치는 필름들까지. 익숙하지 않기에 때로는 실수도 하고 그래서 실망할 수도 있지만, 필름카메라로 사진을 찍는다는 건 그 모든 순간들마저도 사랑하는 일이라는 걸. 익숙함에 안주하며 잊고 있던 초심을 떠올릴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박민혁 | 로모 LC-A 120 | 2021 로모크롬 메트로폴리스 120 ISO 100–400

도전해보고 싶은 사진 프로젝트가 있으신가요?

아마도 평생의 도전이자 숙제겠지만, 나만의 시선을 찾아가는 과정을 기록하고 싶어요. 나만이 쓸 수 있는 글, 나만이 가질 수 있는 시선. 어쩌면 끝내 도달하지 못할 지도 모르지만, 계속해서 찾아 나아가는 모든 순간들이 제겐 소중한 경험과 기록으로 남을 테니까요. 그렇기에 꾸준히 성실하게 필름 위에 소중한 순간들을, 나의 시선을 기록하겠습니다.

©박민혁 | 로모 LC-A 120 | 로모크롬 컬러 '92 120 ISO 400

필름을 사랑하는 로모그래퍼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세지 부탁드려요!

쉽고 빠르고 편리한 지금을 살아가며, 어렵고 느리고 불편함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존경과 연대의 감정을 느낍니다. 필름을 사랑하는 이들이 있는 한 필름은 영원할 거라고 믿습니다. 저도 꾸준히 필름 위에 순간들을 기록하고, 열심히 쓰겠습니다. 소설도, 사진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박민혁 | 로모 LC-A 120 | 2021 로모크롬 퍼플 Pétillant 120 ISO 100–400

이번 인터뷰를 통해 박민혁 작가님만의 독특한 시선과 필름 사진에 대한 철학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셔터 너머로 세상을 기록하는 작가의 여정을 그의 인스타그램 에서 계속 만나보세요. 특히 그의 피드에는 사랑스러운 고양이 사진도 가득하니 놓치지 마세요!

작성자 luesilla 작성일 2025-10-31 #iso400 #metropolis #lovecat #lomochromepurple #lomolca120

언급된 제품

Lomo LC-A 120

Lomo LC-A 120

Phoblographer Editor's Choice Award 수상작 "최고의 거리 사진 카메라: 필름 또는 디지털. 이보다 뛰어난 것은 거의 없습니다."

트래블

서울

국가/지역: 대한민국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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