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할 수 없기에 다가오는 설렘 :: 컬러 '92 선키스드, 메트로폴리스, 컬러 네거티브 800으로 담은 사진가 안세현의 시선

결과를 알 수 없기에, 필름 사진은 늘 설레는 순간으로 가득합니다. 사진가 안세현은 이번 작업에서 컬러 ’92 선키스드, 메트로폴리스, 그리고 컬러 네거티브 800 세 가지 필름을 통해 서로 다른 빛의 온도와 공기를 담아냈습니다. 처음으로 담아본 인물사진에서부터 낮의 햇살과 밤의 잔상까지 — 이번 매거진에서는 예측할 수 없기에 더욱 아름다웠던 그의 시선을 함께 따라가 봅니다.


© 안세현 | 로모크롬 컬러 '92 선키스드 | 모델: 김의진

안녕하세요, 안세현 작가님. 로모그래피 매거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먼저 독자분들께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일상과 거리, 그리고 때로는 풍경을 촬영하는 사진가 안세현 이라고 합니다.

작가님께 필름 사진은 어떤 의미로 다가오나요?

필름 사진은 저에게 '옛스러움', 그리고 '과거로 돌아가는 느낌'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첫 시작은 아버지가 사용하시던 니콘 카메라였어요. 사용법도 잘 모르던 때였지만, 셔터를 누르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디지털카메라가 보급되면서 잠시 필름을 멀리했지만, 오히려 디지털로 수없이 많은 사진을 찍다 보니 한 장 한 장에 의미를 담는 필름의 매력이 더 크게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필름 사진의 진짜 묘미는 '모르기 때문에 설렌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찍을 때는 결과를 알 수 없고, 현상 후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색감과 질감이 나타나죠. 그 예측 불가능함이 주는 기대감 때문에, 필름카메라를 쉽게 내려놓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 안세현 | 로모크롬 메트로폴리스

이번 촬영에서 표현하고자 한 주제나 컨셉은 무엇이었나요? 아이디어는 어떻게 떠올리셨고, 이를 어떤 방식으로 풀어내셨는지도 궁금합니다.

이번 촬영에서는 총 세 가지 필름을 사용했는데, 각 필름의 특성을 살려 서로 다른 테마로 담아보고자 했습니다.

먼저 로모크롬 컬러 '92 선키스드 를 사용했을 때는, '크롬'과 '선키스드'라는 이름에서 영감을 받아 빛을 주제로 삼았습니다. 그동안 인물사진은 시도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빛과 인물을 함께 담아보고 싶었어요. 모델을 섭외하고 미리 답사하며 디렉팅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그만큼 의미 있고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로모크롬 메트로폴리스 필름으로는 원래 도시의 풍경을 찍으려 했는데, 마침 야구 경기를 보러 가게 되어 경기장 주변의 장면들을 촬영하게 되었어요. 결과물을 보고 나니 이 필름 이름이 왜 '메트로폴리스'인지 알겠더라고요. 메탈 표면에 반사된 빛이 도시적인 질감을 만들어주었고, 전체적으로 크롬빛 색감과 대비감이 강하게 느껴지는 매력적인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는 로모그래피 컬러 네거티브 800 필름을 사용해 낮과 밤의 한강을 담아보았습니다. 낮에는 노들섬에서, 밤에는 반포대교 부근에서 촬영했어요. 블루아워의 순간에는 로맨틱한 색감이 물들었고, 낮에는 부드러우면서도 감성적인 분위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같은 장소라도 시간대에 따라 전혀 다른 감정을 주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 안세현 | 로모그래피 컬러 네거티브 800

이번 프로젝트 제안 당시, 컬러 네거티브 800 필름을 꼭 사용해보고 싶다고 하셨던 게 기억납니다. 어떤 점이 작가님을 그렇게 끌리게 했을까요?

항상 밤에 필름 사진을 찍을 때면 감도 800짜리 필름을 쓸지 말지 고민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러던 중 피드에서 로모그래피 컬러 네거티브 800으로 촬영한 사진들을 봤는데, 색감이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또 저는 깊은 심도를 좋아하는 편이라, 낮에도 이 필름을 사용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꼭 한 번 해당 필름을 사용해보고 싶었습니다.

이번 작업에서는 로모크롬 컬러 '92 선키스드, 로모크롬 메트로폴리스, 컬러 네거티브 800 세 가지 필름을 사용해보셨는데요. 필름마다 연출이나 디렉팅을 어떻게 달리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세 가지 필름 모두 처음 써보는 거라 어떤 느낌일지 감이 잘 오지 않아서, 검색도 해보고 로모그래피 홈페이지에서 예시 사진들을 찾아보기도 했습니다. 아직은 더 많이 찍어봐야 알겠지만, 각 필름마다 확실히 다른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상황이나 피사체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하면, 그만큼 재미있고 특별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안세현 | 로모크롬 컬러 '92 선키스드 | 모델: 김의진

이번 촬영 작품 전반에서 수채화처럼 피사체가 필름 위로 부드럽게 스며드는 분위기가 인상적입니다. 이런 톤과 질감을 표현하기 위해 어떤 점을 가장 중점적으로 고려하셨나요?

필름 사진에서 보이는 입자들은 입체감과 깊이를 만들어주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평소에 노출이 부족하지 않은 한 조리개를 많이 조이고 촬영하는 편인데, 그런 방식이 자연스럽게 지금의 톤과 질감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선명함 속에서도 입자감이 살아 있는 결과물이 나온 것 같아요.

© 안세현 | 로모크롬 메트로폴리스

작가님의 이번 촬영에서는 인물 그 자체보다는 인물과 주변 환경이 함께 어우러지며 전체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이런 '공기감'이 느껴지는 장면을 담을 때, 작가님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빛이 잘 어우러지는 곳에서 인물과 함께 담는 데 신경을 썼습니다. 선택한 장소에서도 특히 빛이 좋은 시간대를 골라, 인물을 크게 담기보다는 배경과 함께 넓게 표현하려고 했어요. 또 심도를 깊게 두어 인물과 배경이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도록 촬영했습니다.

© 안세현 | 로모크롬 컬러 '92 선키스드 | 모델: 김의진

이번 작업 중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을 꼽는다면 어떤 작품일까요? 그리고 그 이유도 함께 말씀 부탁드립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을 꼽자면, 로모크롬 컬러 '92 선키스드로 촬영한 위의 인물사진입니다. 첫 도전이었던 인물 촬영이라 특히 신경을 많이 썼고, 찍는 내내 설레는 기분이 들었어요. 사실 감도를 잘못 설정해 한 스톱 낮게 찍어버렸는데, 그마저도 필름 특유의 질감이 더 잘 드러난 결과물로 나온 것 같습니다.

© 안세현 | 로모그래피 컬러 네거티브 800

세 가지 필름 중 특별히 좋은 기억으로 남은 필름이 있다면 어떤 필름인지, 또 그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이번 촬영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필름은 로모그래피 컬러 네거티브 800 필름입니다. 낮에는 부드러우면서도 따뜻한 느낌이 좋았고, 블루아워 때는 파래지는 색감이 레드 톤과 섞이면서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즐거워지는 기분을 주는 필름이에요. 생각보다 노이즈도 적어서 전천후로 사용하기 좋을 것 같고, 연말 크리스마스 시즌에 많이 찍어볼 생각입니다. 또 하나 놀랐던 점은, 광원을 찍었을 때 할레이션이 생겼다는 것이었어요. 예상치 못한 효과라 더 흥미로웠습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사진 작업이나 프로젝트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기회가 된다면 필름으로 인물사진을 좀 더 많이 기록해보고 싶습니다. 디렉팅부터 여러모로 자신이 없어서 그동안은 시도하지 않았는데, 이번 촬영을 통해 새로운 설렘과 재미를 느꼈어요. 로모그래피에서 이번 촬영 제안을 해주시지 않았다면 생각조차 하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로모크롬 컬러 '92 선키스드, 로모크롬 메트로폴리스, 그리고 로모그래피 컬러 네거티브 800으로 기록한 안세현 작가의 시선이 담긴 필름이었습니다. 예측할 수 없기에 더 설렘을 느낄 수 있던 순간들이 고스란히 담긴 이번 작업이 독자 여러분의 하루에도 작은 설렘으로 스며들길 바랍니다. 더 많은 그의 필름 이야기를 만나보고 싶으시다면, 인스타그램 을 방문해 보세요.

작성자 nhkim115 작성일 2025-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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