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갠 오후의 색: 로모아미고 조민아의 LomoChrome Classicolor ISO 200

로모아미고 조민아는 비가 갠 뒤 서울의 한 조용한 동네를 걸으며 LomoChrome Classicolor 35 mm ISO 200으로 하루를 기록했습니다. 부드러운 빛과 클래식한 색감이 어우러진 그녀의 사진은, 한 장의 멜로디처럼 은은한 여운을 남깁니다.

© 조민아 | 필름: LomoChrome Classicolor 35 mm ISO 200 | 모델:김수민

오랜만이에요! 간단한 자기소개와 사진 작업의 영감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안녕하세요. 135와 110 포맷 필름으로 작업하는 사진작가 조민아 @film_minimina 입니다. 어릴 적부터 카메라와 J-pop, 소설책을 손에서 놓지 않고 자랐고, 덕분에 피사체를 마주하면 마치 스틸컷 같은 장면들과 함께 음악이 자연스럽게 떠오르곤 해요. 그렇게 쌓인 감각들이 제 사진 작업의 밑바탕이 되는 것 같아요.

© 조민아 | 필름: LomoChrome Classicolor 35 mm ISO 200 | 모델:김수민

LomoChrome Classicolor ISO 200과 함께한 하루는 어땠나요? 어디에서 촬영했는지도 궁금해요.

휴일에 자전거를 타다 우연히 찾은 서울 하월곡동의 한 동네에서 촬영했어요. 평화로운 주택가 사이로 자연이 어우러진, 마치 도심에서 한참 떨어져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곳이었어요. 당일 흐린 날씨로 빛은 부족했지만, Classicolor ISO 200 필름 덕분에 축축하게 젖은 풍경 속에서 그날만의 창백하면서도 따뜻한 분위기를 담아낼 수 있었습니다.

© 조민아 | 필름: LomoChrome Classicolor 35 mm ISO 200 | 모델:김수민

촬영 결과를 처음 봤을 때 어떤 인상이었나요? 이 필름이 담고 있는 분위기를 어떻게 표현하시겠어요?

촬영 당일 비가 왔고, 조리개가 어두운 로모그래피의 토이카메라(fisheye2, Half-frame Lomourete)를 사용했기에 순간광을 많이 활용했어요. 그럼에도 결과물에는 제가 그날 마주한 풍경의 창백하고 서늘한 평화로움이 온전히 담겨있었어요. 필름은 주변 색상의 영향을 받기에 암부에는 초록빛의 서늘함이 메인 컬러로 감돌고 있지만, 그 안에는 Classicolor ISO 200만의 클래식하고 따뜻한 색감이 은은하게 배어 있었습니다.

© 조민아 | 필름: LomoChrome Classicolor 35 mm ISO 200 | 모델:김수민

좀 더 자세히 살펴봤을 때, 이 필름의 색감, 대비, 그레인 중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었나요?

촬영 전에 토이카메라 렌즈에 안개가 낀듯한 질감을 의도적으로 셋팅하고 촬영했는데, 이럴 경우 일반적으로 대비와 채도가 낮아지고 암부 표현이 부드러워지는 효과가 나타납니다. Classicolor ISO 200 필름은 이러한 사전 작업에도 불구하고, 타 필름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강한 대비감을 보여줬어요. 이 필름 특유의 콘트라스트를 활용하면 흥미로운 연출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감도가 낮은 필름답게 입자는 곱지만, 동시에 클래식한 무드의 그레인이 자연스럽게 표현되는 점도 인상적이었어요.

이번 촬영에서 특히 눈에 띄는 사진이 하나 있다면, 그 사진이 특별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흐린 날 순간광으로 찍은 컷과 주변의 자연광을 살린 컷을 각각 골랐습니다. 두 장의 색감 대비를 통해 Classicolor ISO 200의 매력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배우 수민님과 함께한 이번 촬영에서는, 피사체가 가진 ‘어른과 소녀의 경계에 선 이미지’를 담아보고자 했습니다. 겉은 어른이지만 마음속엔 여전히 엉뚱하고 순수한 소녀가 살아 있는, 그런 모습은 결국 ‘저 자신’의 투영이기도 했고요.

© 조민아 | 필름: LomoChrome Classicolor 35 mm ISO 200 | 모델:김수민

이 필름이 ‘정말 살아났다’고 느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특정한 분위기, 시간대, 빛의 조건 등 어떤 상황에서 가장 잘 어울린다고 느꼈나요?

촬영 중에 먹구름이 잠깐 걷히고 해가 비쳤을 때, 그 빛을 빠르게 활용해 역광으로 촬영했던 순간이에요. Classicolor ISO 200 특유의 부드럽고 따뜻한 노란빛, 자연스러운 피부 표현력, 중간 입자감이 주변의 차가운 색감의 풍경과도 잘 어우러졌습니다. 빛이 좋은 날 역광 촬영에 특히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조민아 | 필름: LomoChrome Classicolor 35 mm ISO 200 | 모델:김수민

이번 사진 시리즈에 사운드트랙을 붙인다면, 그 감성을 담아낼 수 있는 노래는 어떤 곡일까요?

3인조 J-pop 밴드 Clammbon의 Lush Life! 를 떠올렸어요. 배우 수민님의 이미지를 떠올리며 촬영 콘셉트를 정할 때 이미 사운드트랙으로 마음속에 정해둔 곡이기도 해요. 사랑에 빠진 소녀의 롤러코스터처럼 오가는 감정선을 통통 튀는 사운드로 유쾌하게 풀어낸 노래인데, 첫 도입부의 엉뚱하고 귀여운 멜로디가 이번 작업과 잘 어울린다고 느꼈어요.

© 조민아 | 필름: LomoChrome Classicolor 35 mm ISO 200 | 카메라: 피쉬아이 no.2 | 모델:김수민

앞으로 어떤 상황이나 프로젝트에서 이 필름을 다시 꺼내 들게 될 것 같나요?

해가 좋은 날, Classicolor ISO 200만의 대비감을 활용해 인물의 표정과 내면을 차분히 들여다보는 자연광 촬영에 다시 써보고 싶어요. 또, 여행지에서의 기록을 일기처럼 생생히 담아내는 작업에서도 상당히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LomoChrome Classicolor를 처음 써보려는 다른 사진가들에게 공유하고 싶은 팁이 있다면요?

Classicolor ISO 200은 클래식한 색감과 대비감, 부드러운 중간입자가 매력적인 필름이에요. 특히 노란색 계열의 표현력이 탁월해서, 따뜻한 원색 계열 소품을 컬러 포인트로 활용하면 이 필름의 매력을 더 잘 살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따뜻한 에너지를 가득 담아내고 싶은 분 들께 꼭 추천드리고 싶어요.


LomoChrome Classicolor ISO 200을 통해 잔잔한 빛과 클래식한 감성을 이렇게 아름답게 담아주신 조민아 님께 감사드립니다.

작성자 hey_springtime 작성일 2025-11-02 #gear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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