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오리의 시작: 펫츠발 렌즈의 역사

19세기 초 초상화 속 인물들이 왜 그렇게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었는지 궁금해본 적 있나요? 사진의 초기 시절, 한 장을 촬영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긴 시간 동안 가만히 앉아 있어야 했고, 웃는 건 사실상 불가능했죠. 아이들이 달리는 순간이나, 누군가 대화를 나누는 장면처럼 자연스러운 찰나의 모습은 거의 담아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당시 사진들은 세상을 정지시켜놓긴 했지만, 그 안의 생동감은 놓치기 일쑤였죠.

1840년, 수학자 요제프 펫츠발(Joseph Petzval)은 이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해답을 제시했습니다. 사진의 판도를 바꿀,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렌즈였죠. 그리고 거의 200년이 지난 지금, 그의 이름을 딴 펫츠발 렌즈는 다시금 그 ‘회오리’를 일으키며 돌아왔습니다. 바로 로모그래피의 신제품, Joseph Petzval Focus-Coupled Bokeh Control Art Lens 시리즈의 출시와 함께 말이죠.

먼저, 이 모든 회오리의 시작점으로 잠깐 시간 여행을 떠나볼까요?

크레딧: duffman, fernandosciotto, pressla6, posterize & nigalraymond

회오리의 시작

1840년대에 접어들며, ‘다게레오타입(daguerreotype)’은 대중적으로 사용된 최초의 사진 기법으로 자리를 잡게 됩니다. 이 기법은 발명자인 루이 자크 망데 다게르(Louis-Jacques-Mandé Daguerre)의 이름을 따 만들어졌죠. 다게레오타입은 은으로 코팅된 구리판 위에 섬세하고 정교한 단 한 장의 이미지를 남기는 방식이었습니다. 구리판을 반질반질하게 닦고, 요오드 증기에 노출시켜 감광성을 더한 후 카메라 옵스큐라(Camera Obscura)에 넣어 촬영하고, 마지막으로 수은 증기로 현상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그 시점을 기점으로, 다게레오타이핑(Daguerreotyping)은 하나의 본격적인 산업으로 자리잡기 시작했습니다.

겉보기엔 성공적으로 보였지만, 치명적인 한계도 존재했습니다. 바로 극도로 긴 노출 시간이었죠. 당시 다게레오타입 카메라에 사용된 슈발리에 렌즈(Chevalier Lens) 같은 빈티지 포트레이트 렌즈는 대개 f/11 이하의 매우 작은 조리개를 갖고 있었습니다. 이처럼 빛을 받아들이는 양이 극히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평균 노출 시간은 보통 10분 이상, 길게는 그보다 훨씬 더 오래 걸리기도 했습니다.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그야말로 인내와 정적인 집중의 예술이었습니다.

그때 등장한 인물이 바로 요제프 펫츠발(Joseph Petzval) 이었습니다. 그는 빈 대학(University of Vienna)의 헝가리 출신 교수였죠. 사진에 대한 열정보다는 수학적 사고에 이끌린 그는, 광학 원리와 계산식을 바탕으로 조리개 값 f/3.6의 대구경 렌즈를 설계하게 됩니다. 당시 다게레오타입 카메라에 주로 사용되던 슈발리에 렌즈에 비해 펫츠발 렌즈는 약 22배나 더 많은 빛을 받아들일 수 있었고, 덕분에 최대 30분에 달하던 노출 시간을 단 30초로 획기적으로 단축시켰습니다.

노출 속도의 획기적인 개선 외에도 펫츠발 렌즈를 다른 렌즈들과 확연히 구분 지은 것은, 시행착오에 의존하던 기존 방식이 아닌 수학적 계산을 기반으로 설계된 독특한 광학 구조였다는 점입니다. 이는 사진 역사상 최초의 시도이기도 했습니다. 이 렌즈는 앞쪽의 접착식 아크로매틱 더블릿과 뒤쪽의 공기층이 있는 아크로매틱 더블릿(총 2쌍의 아크로매틱 더블릿으로 구성된 4매 구조)에 중앙 조리개를 배치한 형태였습니다. 당시로서는 매우 진보된 설계였지만, 초점면이 평평하지 않고 곡면을 이루는 기술적 결함이 있었고 이로 인해 이미지 중앙은 선명하게 표현되는 반면 가장자리는 흐려지며, 결과적으로 펫츠발 렌즈 특유의 ‘회오리 보케(swirl bokeh)’가 형성된 것입니다.

이 혁신적인 렌즈를 실제 시장에 선보이기 위해, 펫츠발은 독일-오스트리아계 렌즈 제작자인 페터 포이트렌더(Peter Voigtländer)와 협력해 렌즈 생산에 나섰습니다. 이 렌즈는 빠르게 성공을 거두었고, 이후 세계 최초의 인물 사진용 렌즈로 널리 인정받게 됩니다.

이 렌즈가 남긴 영향은 단순한 역사적 돌파구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지속적인 유산의 시작이기도 했죠. 펫츠발의 이야기는 19세기에서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시간이 흐르며 그의 렌즈가 가진 독특한 광학적 특성은 감정과 표현을 중시하는 이미지의 상징으로 자리잡았습니다. 기존에는 인물 사진에 기반을 두고 있었지만, 이러한 시각적 특성은 이후 사진과 영상 등 다양한 매체에서 작업하는 예술가들의 창작에도 깊이 스며들었습니다.

Credits: eparrino

로모그래피 펫츠발 렌즈의 진화

사진사 요제프 펫츠발의 유산을 기리는 마음으로, 우리는 1840년대 오리지널 펫츠발 렌즈의 광학 요소를 다시 계산하며 그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현대 크리에이터들의 니즈에 맞춰 점차 새로운 조정과 개선을 더해왔고, 그 결과 로모그래피 펫츠발 라인은 오랜 시간에 걸쳐 진화해왔습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펫츠발 특유의 감성과 설계 철학은 고스란히 유지되고 있죠. 지금부터 그 변화의 여정을 함께 따라가 볼까요?

2013년: 뉴 펫츠발 85 아트 렌즈
우리가 펫츠발이라는 상징적인 렌즈를 처음으로 경험하게 된 건, Zenit과의 협업을 통해 선보인 New Petzval 85 아트 렌즈를 통해서였습니다. 19세기의 혁신적인 오리지널 렌즈를 충실히 되살려낸 이 제품은, Canon EF 및 Nikon F 마운트를 기반으로 아날로그와 디지털 SLR 시스템 모두에 적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2015년: 뉴 펫츠발 58 보케 컨트롤 아트 렌즈
뉴 펫츠발 85의 성공에 힘입어, 우리는 뉴 펫츠발 58 보케 컨트롤 아트 렌즈를 새롭게 선보였습니다. 이 렌즈는 펫츠발 특유의 회오리 보케를 7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 혁신적인 보케 컨트롤 링을 도입해, 한층 더 섬세한 예술적 표현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뉴 펫츠발 85처럼 Canon EF 및 Nikon F 마운트로 출시되었으며, 필름과 디지털 SLR 시스템 모두와 호환됩니다.

2019년: 뉴 펫츠발 55mm f/1.7 MKII 보케 컨트롤 아트 렌즈
그다음으로 선보인 것은 뉴 펫츠발 55mm f/1.7 MKII 보케 컨트롤 아트 렌즈였습니다. 이 렌즈는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Canon RF, Nikon Z, Sony E 마운트)에 맞춰 설계되었으며, 사진 촬영은 물론 4K 영상 촬영까지 최적화된 제품이었습니다.

2020년: 뉴 펫츠발 80.5mm f/1.9 MKII 보케 컨트롤 아트 렌즈
요제프 펫츠발의 발명 180주년을 기념하며 출시된 뉴 펫츠발 80.5mm f/1.9 MKII 보케 컨트롤 아트 렌즈는 이중 조리개 시스템을 특징으로 합니다. 사용자는 스톱 없는 다이아프램으로 부드러운 조리개 조절을 할 수 있는 동시에, 워터하우스 조리개 시스템(Waterhouse Aperture System)을 통해 창의적인 조리개 플레이트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렌즈는 Canon RF, Nikon Z, Sony E 마운트를 지원하며, 아날로그와 디지털 SLR 카메라 모두와 호환됩니다.

크레딧: bylambda, birgitbuchart, anarosenberg & onlim

로모그래피는 매번 새로운 펫츠발 렌즈를 선보일 때마다, 현대 크리에이터들이 직접 사진 역사 한 조각을 손에 쥘 수 있도록 그 정수를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왔습니다. 이 렌즈들은 로모그래피 커뮤니티는 물론, 그 밖의 수많은 사진가와 영상 제작자들의 마음속에 확고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펫츠발 특유의 스타일—중앙부의 선명한 초점, 회오리치는 보케, 극적인 주변 흐림 효과—는 동시대 영화계 속으로도 깊숙이 스며들고 있습니다. 감독과 촬영감독들은 이러한 펫츠발 스타일의 광학 표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Blonde (2022),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2022), Poor Things (2023) 같은 작품 속에서 감정이 풍부하게 살아 있는 시각적 언어를 완성해내고 있습니다.

장르를 초월해 울려 퍼지는 페츠발의 시각 언어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우리는 이제, 그 빈티지한 감성을 지키면서도 현대의 이미지 메이커들을 위한 정밀한 도구로 나아가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살아 숨 쉬는 회오리 보케: 새로운 페츠발을 소개합니다

로모그래피는 Joseph Petzval Focus-Coupled Bokeh Control Art Lens 시리즈의 출시를 자랑스럽게 소개합니다. 이번 신제품은 페츠발 특유의 시그니처 보케를 계승하면서도, 정밀한 포커스 커플링과 진화된 보케 조절 기능 등 현대적인 요소를 더해 한층 진보한 모습으로 찾아왔습니다.
주요 기능들을 함께 살펴보세요:

사진과 영상 촬영 모두를 고려해 설계되어, 정지 이미지와 무빙 영상에서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포커스
커플링 기술을 통해 초점을 이동시키지 않고도 보케의 강도를 조절할 수 있어, 균일한 초점에서 극적인 회오리 보케로 부드럽게 전환할 수 있습니다.
팔로우 포커스 호환, 180° 포커스 회전 각도로 영상 및 시네마틱 촬영 시 직관적인 수동 조작이 가능합니다.
7단계로
조절 가능한 전용 보케 컨트롤 링을 통해, 각 장면의 분위기를 섬세하게 연출할 수 있습니다.
삼각대, 짐벌, 핸드헬드 촬영 시 안정성을 높여주는 ¼인치 렌즈 서포트가 내장되어 있습니다.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에 최적화되어 있으며, 캐논 RF, 니콘 Z, 소니 E 마운트로 제공됩니다.
총 다섯 가지 초점 거리(27mm, 35mm, 55mm, 80.5mm, 135mm)를 통해 다양한 시각적 표현이 가능합니다.

이 시리즈에서 먼저 출시되는 렌즈는 55mm f/1.7, 35mm f/2, 그리고 80.5mm f/1.9로, 유연한 초점 거리와 밝은 조리개 범위를 폭넓게 커버합니다. 라인업은 추후 27mm와 135mm 렌즈까지 확장될 예정입니다.

사진 제공: Jason Lee Patrick, eparrino, JAO, Vincentia Yang

이번에 출시된 Joseph Petzval Focus-Coupled Bokeh Control Art Lens 로 어떤 장면을 담아보고 싶으신가요? 댓글로 여러분의 생각을 들려주세요!

작성자 francinegaebriele 작성일 2025-07-23 #gear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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