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디자이너 양소리가 로모어파랏과 함께한 발리에서의 빛과 색의 기록
브랜드 디자이너 양소리의 시선으로 바라본 발리의 다채로운 풍경을 만나보세요. 그는 낯선 공간에서 마주한 찰나의 순간들을 로모어파랏과 로모크롬 퍼플 필름으로 포착하며, 빛과 색이 만들어낸 감정의 흐름을 섬세하게 담아냈습니다.
안녕하세요, 로모그래피 매거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자기 소개를 해주세요.
서울에서 브랜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양소리입니다. 평소 사진을 포함한 다양한 방식으로 기록을 남기는 걸 좋아합니다. 틈날 때마다 여행을 떠나 낯선 풍경 속에서 눈에 들어오는 장면들을 카메라에 담곤 해요.
이번 테스트 촬영은 어디에서 진행하셨나요?
인도네시아 발리의 짱구(Canggu) 라는 동네에서 진행했습니다. 서퍼들, 로컬 주민들, 여행자들이 어우러져 활기찬 분위기를 만드는 동네예요. 오토바이로 가득한 거리, 그래피티로 뒤덮인 담벼락, 곳곳의 초록 식물들, 저마다의 방식으로 해변을 즐기는 사람들과 바다에 반사되어 반짝이던 석양빛이 기억에 남아요.
로모어파랏 으로 촬영해 보신 첫인상은 어땠나요?
필름 카메라를 다뤄본 경험이 많지 않아 필름을 장착하는 것부터 서툴렀지만, 구조가 단순해서 금방 적응할 수 있었어요. 조작 방식이 간단하다 보니 신속하게 순간을 포착하는 데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디지털 카메라에 익숙한 터라 결과물을 바로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이 낯설고 걱정되기도 했지만, 필름을 스캔하기 전까지의 두근거림이 의외로 좋았어요.
이번 촬영에서 특별히 신경 쓴 구도나 프레이밍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디자이너로서의 강박적인 성향 때문인지, 평소에는 반듯하고 정돈된 구도의 사진을 주로 찍어요. 하지만 한편으론 자연스럽고 생동감이 느껴지는 사진들이 진짜 멋지다고 생각하곤 해요. 필름 카메라의 특성상 어떻게 찍히고 있는지를 그때그때 확인할 수 없다 보니, 이번 촬영에서는 오히려 조금 내려놓고 편하게 셔터를 누를 수 있었어요. 그렇게 촬영한 사진들 안에서 의도하지 않았던 조형이 우연히 잡히는 순간들이 재미있었고, 평소보다 자연스러운 결과물이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로모어파랏과 같은 포인트 앤 슛 카메라로 촬영할 때 가장 재미있는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복잡한 조작 없이 바로 셔터를 누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사진을 찍을 때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순간을 놓치지 않는 것"인데, 포인트 앤 슛 카메라는 그 목적에 딱 맞는 도구예요. 거리에서 우연히 낯선 빛깔이나 재미있는 장면을 마주했을 때 고민 없이 담아낼 수 있는 리듬이 좋더라고요.
로모그래피 퍼플 필름의 독특한 색감을 사용해본 소감은 어땠나요?
촬영하는 내내 “이건 어떤 색으로 바뀔까?" 를 생각하게 되는 필름이었어요. 결과물은 예상보다 더 독특한 색감으로 나왔는데, 특히 녹색 계열이 퍼플로 전환되는 구간에서 풍경이 완전히 다르게 보이는 경험이 흥미로웠습니다. 의도하지 않은 색의 개입이 장면의 분위기를 새롭게 만들어내기도 했고요. 색을 있는 그대로 재현하기보다 새로운 해석을 덧붙이는 느낌이 퍼플 필름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느꼈습니다.
컬러가 강하게 표현되는 사진을 많이 찍으셨는데, 색감을 다룰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이 있을까요?
저는 항상 무채색 물건들에 둘러싸여 살고 있고, 디자인 작업을 할 때에도 컬러를 과감하게 다루는 편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스냅 사진은 이미 존재하는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포착하는 일이잖아요. 여행을 다니다 보면 장소에 따라 빛과 공기, 색의 결이 다르게 느껴지는데, 그 색을 담아내는 것이 큰 즐거움이에요. 이번 사진들의 강렬한 컬러감은 곧 발리라는 지역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빛깔인 거죠.
이번 촬영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과 그 이유를 들려주세요.

오렌지색 벽면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화면의 절반 이상을 채운 강렬한 오렌지 컬러와 그 아래에 자리 잡은 파란색 테이블, 그리고 흰색 오토바이가 만드는 조화가 눈에 띄는 사진이에요. 단순한 구도지만 색의 대비가 긴장감을 만들어주는 느낌이 좋았습니다.
LomoApparat 카메라를 처음 보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촬영 팁이 있을까요?
일단 셔터를 누르세요! 완벽한 장면을 찾기 위해 고민할 필요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자유롭게 시도해 보기를 추천합니다. 그런 면에 있어 최적화된 카메라니까요. 당시의 시선과 기분을 생생하게 담은 결과물과 함께, 예상치 못한 장면이 주는 선물 같은 즐거움을 만나실 수 있을 거예요.
마지막으로 2025년 계획하고 있는 작업이나 로모그래피 커뮤니티와 공유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가을쯤 오키나와 여행을 계획하고 있어요. 작업이라고 하기에는 거창하지만, 이번 여행에서도 카메라와 함께 발길 닿는 대로 걸으며 마주치는 장면들을 기록할 생각이에요. 처음 가보는 오키나와의 색은 또 어떤 느낌으로 담기게 될지 기대하고 있습니다.
로모 어파랏으로 촬영한 경험을 들려주신 양소리님 감사합니다. 그녀의 다른 작업이 궁금하시다면, 인스타그램 계정 을 방문해보세요!
작성자 hey_springtime 작성일 2025-06-15 #gear #사람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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