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 필름의 마법: 고요진의 Lomomatic 110 탐험

피아노 연주자이자 사진작가 고요진이 Lomomatic 110 카메라 로 촬영한 경험을 나눕니다. Lomomatic 110의 독창적인 기능과 110 포맷만의 특별한 감성과 매력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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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피아노 치고 사진 찍는 고요진 이라고 합니다.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했고 하고 싶은 것에 더 다양한 감각을 보태고자 평소 관심이 많았던 사진에 무게를 두고 열심히 찍어보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똑딱이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친구들만 찍어주다 진지하게 시작한 지는 이제 2년 정도 되어가는 것 같네요.

© 고요진 | 로모매틱 110 | 컬러 타이거 200

필름 사진의 세계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처음엔 큰 이유가 없이 단순히 필름 사진의 결과물을 좋아했고 동경했습니다. 빛바랜 색감이나 질감 같은 것들을요. 그래서 디지털 사진에 필터를 입히고 그레인을 넣는 등 인터넷에 알려진 다양한 방법들을 동원해 필름 룩을 구현해 보려 했었습니다. 하지만 진짜 필름으로 찍은 것과는 확연한 차이가 났고, 결국 필름카메라를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작가님들의 사진을 보면 볼수록 입문을 아니할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 고요진 | 로모매틱 110 | 컬러 타이거 200

Lomomatic 110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드셨나요?

로모매틱 110의 다양한 장점 중 가장 좋은 것 하나를 꼽는다면 아무래도 경박단소한 부분입니다. 손쉽게 휴대, 촬영, 파일 보관, 전송이 가능한 스마트폰 시대에 가볍고 간편하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점에서 개인적으로 매우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카메라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110 포맷의 특별한 점은 무엇입니까?

스캔 후 현상소에서 원본 필름을 받아왔는데 35mm 필름에 비하면 크기가 매우 작았습니다. 디지털로 비유하자면 풀프레임 센서와 1인치 센서의 차이 같달까? 매우 작은 필름에서 이러한 결과물이 나온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크기가 작다고 해서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게 바로 로모매틱 110이란 특별한 카메라가 나올 수 있었던 이유 같기도 합니다.

© 고요진 | 로모매틱 110 | 컬러 타이거 200

이 외에도 110 필름의 퍼포레이션을 매우 좋아하는데요. 필름 특유의 감성을 극대화해주기 때문에 꼭 예쁜 풍경이나 결과물이 아니더라도 개인적으로 소중한 순간엔 110 포맷으로 한 장씩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촬영을 마친지 벌써 2주가 훨씬 지났는데 110 포맷으로도 남겼으면 좋았겠다는 순간이 자주 떠오르는 것 같습니다.

사용한 각 필름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을 공유해 주실 수 있나요?

먼저 컬러 타이거로 촬영한 다대포해수욕장에서 찍었던 어르신의 뒷모습입니다. 해가 수평선에 가까워지면서 찬란한 햇살이 번지고 그 빛은 다시 뻘에 반사되어 매우 눈부신 상황이었습니다. 이 아름다운 풍경을 담고자 카메라를 든 순간 뷰파인더 속에 어르신이 걸어들어와 주인공이 되어주셨습니다. 홀로 촬영에 열중하던 어르신의 뒷모습을 보며 인생의 주인공은 나이가 많든 적든 곧 ‘나’라는 생각에 응원하는 마음을 가득 담아 촬영했습니다. ‘먼 훗날 사진에 대한 제 열정이 지금과 조금이라도 비슷하다면 바로 저런 모습을 하고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네요.

© 고요진 | 로모매틱 110 | 컬러 타이거 200

두 번째로 오르카는 고르기 매우 어려웠는데요. 모델분과 열차 안에서 찍은 사진으로 하겠습니다. 열차가 심각하게 흔들리는 상황은 아닌지라 조심해서 찍으면 괜찮을 거라 생각했는데, 예상과 다르게 꽤 많이 흔들렸더라고요. 이날 촬영을 쉬어가다 ‘예술가로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흔들리는 순간‘에 대해 잠깐 나눴었는데, 그 대화를 사진으로 표현한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의도한 것과 달라 실망하기도 잠시 ‘지금의 우리 모습을 날것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다’란 생각에 특별하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조금 애정이 깃드는 것 같기도 하고요. 아무래도 의미는 부여하기 나름이니까요.

© 고요진 | 로모매틱 110 | 오르카 110 | 모델: 백한나

110 필름의 미래에 대해 어떻게 예상하시나요?

휴대폰 촬영이 강세인 오늘날 필름 사진, 그것도 비교적 시장 자체가 작은 110 필름의 미래를 물으신다면 꽤나 어려운 질문 같습니다. 하지만 ‘빈티지’란 소재가 시들지 않는 것 보면 그리 어려운 질문 같지 않기도 하네요. 카메라 회사부터 개인 작가에 이르기까지 업계 전반에 걸쳐 ‘필름 룩’에 대한 연구는 지속되고 있어서 110 필름만이 가지는 매력은 충분하다고 봅니다. 다만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들, 특히 사진이 특기나 취미가 아닌 대중에게도 알려져 35mm 필름과 같이 더 많은 이들이 찾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이번에 110 포맷을 처음 알게 되었으니까요.

© 고요진 | 로모매틱 110 | 오르카 110 | 모델: 백한나

Lomomatic 110을 세 단어로 설명한다면?

예쁘고 강력한 그러나 매우 가벼운!

Lomomatic 110 카메라가 초보자도 다루기 쉽다고 생각하시나요? 공유하고 싶은 촬영 팁이 있나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처음 카메라를 구입하면 열의 아홉은 아웃 포커싱에 집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방법으로 비슷한 사진을 찍다 보면 그다음 스텝이 보이기 시작하고 이전에 찍었던 방식이 도움을 주는 때가 찾아옵니다. 그렇게 점점 다양한 사진으로 범위를 넓혀가다 보면 이 가벼운 카메라가 주는 즐거움이 얼마나 큰지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고요진 | 로모매틱 110 | 오르카 110

특히 로모매틱 110은 디지털카메라가 아님에도 사용자가 원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상당히 고려를 많이 한 카메라입니다. 대표적으로 이중노출 기능과 필름을 중간에 교체할 수 있게 설계한 것, 그리고 주간/야간 조리개 선택과 그에 따른 플래시 조절이 있죠. 앞서 '강력한 카메라'라고 한 이유이기도한데 그러한 만큼 사용자가 고려해야 할 부분이 은근히 많습니다. 목측식이라 초점 거리를 미리 선택해야 하기 때문에 초보자가 다루기 쉬운 카메라라고 하기엔 조금 어렵습니다. 저 또한 디지털카메라에 더 익숙했기 때문에 초점거리를 가늠하며 포커스에 집중하다 매우 많은 부분을 놓쳤기 때문입니다. 찍고자 하는 것이 풍경인지 인물인지를 정한 다음 노출 조건(예를 들어 맑은 오후나 어두운 저녁)을 한 가지로 제한해 촬영하다 보면 조금씩 감을 잡을수 있을것 같습니다.

© 고요진 | 로모매틱 110 | 오르카 110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긴 호흡의 콘텐츠가 밀려나는 시대입니다. 필름 사진이야말로 과정으로 보면 꽤 긴 호흡이라고 할 수 있죠. 필름 값도 많이 오르고 가끔 원하는 필름을 구하는 게 쉽지 않을 때도 있지만 이상하리 많지 필름의 소비는 줄어들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것을 증명하듯 올해 다양한 포맷의 필름카메라가 출시되었고요. 그중 가장 독특하고도 매력적인 포맷을 지닌 Lomomatic 110은 어쩌면 적당한 호흡을 우리에게 제시해 주는 것 같습니다. 그 시절 똑딱이 카메라처럼 제 가방 사이드 포켓에 넣어두고 싶게 만들지만 촬영 경험은 다른 필름카메라와 다르지 않으니까요.

대부분의 사진을 모바일로 소비하는 오늘날 작은 필름과 작은 카메라로 충분한 결과물을 보여 준다는 것은 의미 있는 일입니다. 이번 촬영을 통해 다른 화각을 지닌 로모매틱을 상상해 보았는데요. 혹시 로모그래피에서 고려 중인 부분일까 싶어 혼자 매우 설렜습니다. 앞으로 더 다양한 로모매틱을 만나보길 기대합니다! 즐거운 촬영을 또 그 과정의 의미를 되짚어 보게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로모매틱 110과 110 포맷의 감성과 매력을 전해준 고요진님께 감사드립니다. 그의 다른 사진이 궁금하시다면 인스타그램 계정 을 방문해보세요. 지금 온라인스토어에서 다양한 디자인의 로모매틱 110 시리즈 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

작성자 hey_springtime 작성일 2024-11-13 #gear #사람

Lomography Color Tiger  200 (110)

로모그래피의 모든 시그니처 컬러 네거티브 미학이 110 필름의 미니어처 롤에 담겨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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