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걷다 : 일곱 번째, 흑석동 서울우수조망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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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곳곳에는 서울시에서 선정한 우수조망명소가 “숨어”있는데요. 제가 살고 있는 동네인 흑석동에도 63빌딩 전망대 못지 않게 멋진 서울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 있어서 장노출이 가능한 LC-A와 다이나아+, 그리고 멋진 파노라마를 담아주는 호라이즌을 들고 흑석우수조망명소를 찾았습니다. 그 곳에서 만난, 시리도록 아름다운 서울야경을 소개합니다!

‘멀리 바라본다’라는 의미를 가진 조망(眺望)이라는 단어가 딱 어울리는 곳들이다 보니, 대부분이 서울성곽 우수조망명소 처럼 산 속에 위치하거나 응봉산 우수조망명소 처럼 동네 꼭대기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흑석우수조망명소도 동네 골목길을 따라 걷고 올라야 도착할 수 있고요.

흑석동조망명소 찾아가기 (출처: 네이버지도)
위 지도에서처럼 지하철 9호선 흑석역에서 4번 출구로 나오거나 버스를 타고 ‘흑석동 효사정’역에서 내려서 10분정도만 걸으면 되지만…
계단으로 이어지는 흑석로 13길(출처 : 네이버지도)

두원하이츠빌을 오른쪽에 끼고 돌면 살짝 가파른 계단길이 눈 앞에 펼쳐집니다. 동네계단이지만, 저는 둘둘 감았던 목도리를 풀어헤쳐가며 올라갔다죠..^^;;

흑석로 13길

계단 끝에는 기다란 전봇대에 ‘흑석로 13길’을 알리는 표지판이 걸려있고 겨울바람에 흔들거리면서 나름의 인사를 건넵니다.

흑석우수조망명소의 모습.

바로 그 아래, 나무판 위에 나무벤치 두 개 만이 덩그러니 놓여있는 아담한 장소가 바로 흑석조망명소입니다.

조망명소 안내판과 그 풍경

조망명소에 설치된 안내판을 보면서 눈 앞에 보이는 풍경들을 ‘아, 저 다리가 한강대교구나, 저기가 북악산이구나’ 하면서 쉽게 알아볼 수 있어요. 뿐만 아니라 안내판과 달라진 모습(예를 들어 새롭게 들어선 건물 등)을 발견하면서 서울의 빠른 변화를 체감할 수도 있겠죠.

서울의 모습을 담고 있는 다이아나+

삼각대에 꽂아놓은 다이아나+ 한강의 모습을 담는 동안 해넘이와 함께 ‘매직아워’때의 모습을 담으려고 했지만,

주황빛으로 물들고 있는 서쪽하늘

해가 지는 서쪽 편에 뻬곡히 자리잡고 있는 풀숲과 아파트단지들로 해가 지는 모습을 끝까지 담진 못했어요.

LC-A로 찍은 네장의 사진으로 만나는 한강의 파노라마

대신, LC-A로 찍은 사진들로 한 장의 파노라마사진을 만들어보았는데요.
어떤가요? 호라이즌이 담아주는 파노라마 사진과는 또 다른 느낌이죠?

하나둘씩 점점으로 늘어가는 불빛들

해가 저물고 어두워질 틈도 없이 서울은, 바쁘게 오가는 자동차 헤드라이트와 한강 다리의 조명등, 건물의 간판과 아파트단지의 불빛으로 다시 밝게 빛나기 시작합니다.

다이아나+가 담아낸 서울의 밤.

다이아나+ 셔터를 꽤 오랫동안 열어두었더니 서울의 불빛들이 수채화물감으로 점을 찍어 번져버린 그림처럼 보이네요. 플라스틱렌즈라 선명한 사진을 얻을 순 없지만, 이런 몽환적이고 흐릿한 이미지가 다이아나+ 매력인 것 같아요.

서울의 업사이드다운이 이런 모습일까요..?

다중노출이 가능한 호라이즌 컴팩트 로 영화 「업사이드다운」의 한 장면처럼 위아래로 이루어진 서울이 만들어졌네요.

의도치 않게 찍힌 다중노출 컷

필름을 감지 않아서 실수로 찍힌 이 사진도, 사진이 잘못 찍었다는 자책도 잠시, 다시 볼 수 없는 서울의 밤을 담아주었습니다.

63빌딩과 남산타워 by 다이아나+

멀리 보이던 63빌딩과 남산타워가 다이아나+ 찍은 사진에서는 이렇게나 가깝게 보이네요.

서울의 밤 by 호라이즌 컴팩트

청남색과 주황빛으로 물든 매직아워도 막을 내리면서 밤의 시간으로 접어든 서울이지만, 그 어떤 때보다도 화려한 시간. 아침 저녁으로 건너는 한강대교, 왼편의 63빌딩과 오른편의 남산타워가 그들만의 빛을 뽐내고 있습니다.

서쪽하늘에 펼쳐진 매직아워

계속 앞만 바라보다가 주변을 둘러보니, 공원으로 이어지는 가로등과 옹기종기 모여있는 집집마다 불이 켜지고 굴뚝마다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멋진 서울야경과 함께 사람 사는 온기까지 느낄 수 있어서 이 곳이 더 좋아지는 순간입니다.

흑석로 13길 계단길에도 찾아온 밤.

약 한 시간정도 차가운 겨울바람을 정면으로 맞았더니, 생각나는 건 우리집의 따듯한 아랫목. 카메라들을 챙겨 힘겹게 올라온 흑석로 13길 계단길을 내려갔습니다. 흑석동에 사는 동안 자주 찾겠노라 생각하면서 말이죠. 아닌게 아니라 매년 여의도에서 열리는 서울불꽃축제를 보기에도 딱 좋은 장소가 되겠네요!

그 전에 꼭 한번 흑석우수조망명소에 올라 서울야경을 만나보시길 바래요. 어쩌면 혼자가 더 좋은 곳이지만, 혹시 촬영동무(혹은 말동무)가 필요하시다면 제게 연락주세요! 따듯한 캔커피 들고 기다리고 있을게요:)

작성자 mingkie 작성일 2013-02-02 카테고리 #장소 #night #river #view #seoul #location #city # # # #night-on-the-town # # #hangang # #

2 덧글

  1. heinegen
    heinegen ·

    맨 마지막의 글이 감동적이네요__

  2. mingkie
    mingkie ·

    @heinegen님께서 오신다면 캔커피가 아니라 맥주를...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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