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걷다 1 : 첫번째, 경희궁 산책

마이클 잭슨에게 ’문워크’가 있다면, 우리 로모그래퍼에게는 ’로모워크’가 있습니다.
튼튼한 두 다리로 걸으며 필름카메라로 담아올 서울의 이곳저곳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제가 소개하는 곳이 이미 가본 곳이라면 추억을 되새겨 보거나 처음 알게 된 곳이라면 가보고 싶은 곳으로 찜해두셔도 좋구요.
자, 가장 먼저 소개할 곳은 서울 5대궁의 하나인데요. 건립이후 파란만장한 역사의 중심에서 일제에 의한 해체작업으로 오랫동안 고궁이 아닌 학교로 사용되었던 곳을 1988년부터 14년간의 복원작업으로 2002년 우리품으로 다시 돌아온 미완성의 고궁, 경희궁입니다.

경희궁 숭정전과 숭정문을 한 컷에.

고궁의 인기는 규모에 비례하는 걸까요?
서울의 5대궁 중에서 가장 작은 규모인 경희궁에는 사람의 발길도 뜸합니다. 제가 찾아갔던 날에도 연인 한쌍과 외국인 가족 세명, 그리고 저와 제 친구 뿐였어요. 안 그래도 다른 궁들과 동떨어져 서쪽에 위치해 있는 경희궁의 분위기가 고요하다못해 외롭기까지 했는데요. 그래서, 제가 경희궁 구석구석을 다 둘러보았습니다.

경희궁의 정문, 흥화문과 표지판.

다른 궁들과는 달리 경희궁의 정문은 높다란 기와담없이 홀로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기와담뿐만 아니라 매표소도 보이지가 않죠? 네, 맞아요. 경희궁의 입장료는 무료!

흥화문을 지나 정전으로 가는 길.

정문을 지나면 숭정문앞까지 살짝 경사가 느껴지는 돌길이 나 있습니다.

숭정문과 그 사이로 보이는 숭정전.

이층구조로 돌계단 위에 위치해 있는 숭정문은 경희궁의 정전뿐만 아니라 태령전을 뺀 나머지 건물들의 대문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미로처럼 많은 문으로 연결되어있는 나머지 고궁과는 분명 다른 모습이네요.

숭정전과 숭정전에서 바라 본 숭정문.

고궁의 정전 앞뜰에서 볼 수 있는 12개의 품계석이 세워져 있고,

숭정전 양 옆을 감싸고 있는 회랑의 기와지붕.

양옆은 계단식으로 겹쳐서 쌓아올린 기와지붕을 많은 나무기둥이 떠받들면서 오픈된 회랑을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숭정전 회랑에서.

숭정전 바로 뒤에는 편전인 자정전이 위치해 있습니다.

자정전.

정전인 숭정문에서 대내외의 큼직한 공식행사를 진행했다면, 편전인 이 곳에서는 신하들과 공무를 수행하던 곳으로써 선왕의 위패 등을 보관하기도 했던 공간입니다.

자정전 앞에서.

경희궁의 건물들은 오밀조밀 모여있기 때문에 기와지붕들이 겹쳐지면서 보여주는 풍경 또한 다채로운데요,

기와지붕과 잡상의 모습들.

마치 그림조각퍼즐을 마추는 듯한 장면을 연출해주는가 하면, 현대적인 건물들과 어울려 신고(新古)의 미를 느끼게 하기도 합니다. 지붕끝에 자리잡은 잡상들은 금방이라도 하늘로 솟아오를 것 같구요.

태령전.

경희궁에서 유일하게 왼편으로 떨어져 위치한 태령전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것을 복원사업기간에 세워진 건물로,

영조의 어진.

영조의 어진이 전시되어있습니다.

서암과 암천.

태령전 뒤편에는 샘물이 흘러 만들어진 물길이 새겨져 있는 큰 바위가 있습니다. 일부러 바위하나를 갖다났을리는 없고, 인왕산의 줄기를 따라 지어진 곳이니 만큼 산의 풍광을 이용한 자연적인 정원으로 꾸미지 않았을까 추측만 해볼뿐입니다. 어쩌면 창덕궁의 후원처럼 경희궁에도 멋진 정원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경희궁 뒤편 숲길로 올라가는 길에 담아본 승정문.

수려한 정원은 없지만, 경희궁 뒷편에는 야트막한 언덕과 숲이 있습니다.

서울 속 경희궁.

숲길을 따라 오르면 서울의 빌딩 숲에 자리잡은 경희궁이 내려다보입니다.

숲에서 발견한 네잎클로버.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가지 않는 것처럼 저는 토끼풀을 보면 그 자리에 주저앉아 한참을 네잎클로버를 찾는 버릇(혹은 강박증이라고 해야 할까요..^^;;)이 있는데요, 경희궁 뒤 숲에서도 하나를 발견했어요! 고궁의 기운을 받아 왠지 더 큰 행운을 줄 것 같습니다:)

서울시립 경희궁미술관.

경희궁을 둘러보고 나오는 길에 흥화문을 지나면 바로 만날 수 있는 서울시립 경희궁미술관에 들렀습니다.

미술관 내 전시실.

제가 방문했을 때는 조각가협회전을 전시중이라서 재미있고 참신한 조각작품을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서울특별시’와 단청의 우연한(?) 만남.

경희궁은 매주 월요일과 새해 첫날을 제외하고 관람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숭정전앞에서는 고궁뮤지컬이 해마다 공연하기도 합니다. 고궁에서의 뮤지컬관람이라…정말 특별한 추억이 될 것 같지 않으세요?

*경희궁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여기 에서 확인하시고, 고궁뮤지컬 도 한번 체크해보세요!

작성자 mingkie 작성일 2012-09-10 카테고리 #장소 #seoul #walk #palace #location # #urban-adventures # # # # #gyeongheegung # # #seoulbyw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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